머스크 “정액 4.2달러 요금으로 2단계 실험 돌입”…웨이모·죽스 견제 본격화

테슬라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 시범 운행에 돌입했다. 23일(현지시간) 시작된 이 서비스는 기존 모델Y 차량에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FSD)을 탑재해 운행되는 형태로, 상업화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승객은 정액 요금 4.2달러를 지불하게 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이번에 이른바 ‘2단계 시범 운행’으로 진입했다. 이는 1단계의 무료 시범 운행을 건너뛴 것으로, 곧바로 요금을 받고 서비스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자율주행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1단계 시범 운행에서 안정성과 데이터를 확보한 뒤, 2단계를 거쳐 상업화에 나선다. 하지만 테슬라는 2단계를 조기 적용하며 빠른 상용화를 노리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이재관 자율주행연구소장은 “테슬라가 로보택시 상업 서비스로 직행하기 위한 과감한 전략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오스틴 도심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테슬라 로보택시는 현재 약 15~20대 수준이며, 향후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로의 확대가 예고돼 있다. 머스크 CEO는 “몇 달 안에 1000대 규모로 확대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수백만 대의 로보택시가 상업 운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의 진입은 기존 사업자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글 웨이모와 아마존 산하의 죽스는 테슬라가 본격적인 상업 서비스로 전환할 경우, 가격과 접근성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고가의 라이다 센서 대신 저비용 카메라 기반의 AI 인지 기술로 비용을 절감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웨이모는 정밀 지도를 기반으로 라이다 센서를 활용해 안전성을 강화한 반면, 테슬라는 시각 기반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도로 환경을 인지하고 대응한다. 이러한 차별화된 전략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는 향후 성과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가 현실로 다가오는 가운데, 테슬라의 행보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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