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무장정파 수장 “이란 지지…우리가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행동”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충돌 가능성에 대해 개입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하면서 중동 지역의 안보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헤즈볼라의 나임 카셈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헤즈볼라는 이란을 지지하고 폭정과 억압을 끝내는 데 모든 형태의 지원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며 “우리가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헤즈볼라가 이란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향후 무력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를 통해 “헤즈볼라가 이란의 지시대로 이스라엘에 맞서 행동하겠다는 것은 중대한 위협”이라며 “만약 테러가 발생한다면, 헤즈볼라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에서 활동하던 헤즈볼라 소속 화력부대 지휘관 무함마드 카드르 알후세이니를 공습으로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역을 수차례 공격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루 전에는 대전차부대 사령관 무함마드 아마드 크레이스도 공습으로 제거됐다.
헤즈볼라는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팔레스타인 지지를 명분으로 무장 공격을 개시했고, 이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과 지상전을 단행했다. 이후 2023년 11월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로 양측은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올해 초 취임한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휴전 합의 이행을 위해 헤즈볼라의 남부 철수와 무장해제를 시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헤즈볼라의 이번 발언이 단순한 수사적 표현을 넘어, 실제 군사 개입의 명분을 쌓기 위한 사전 조치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동 내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외교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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