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핵시설 공습을 ‘성공적’이라며 자평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해당 작전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거친 언사를 퍼붓고 있다. 검증 보도를 내놓은 언론사들을 향한 연이은 비난은 표현의 자유와 언론 독립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최근 나토 사무총장과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 MSNBC, 뉴욕타임스를 거명하며 “쓰레기” “정신이 이상한 집단” 등 원색적인 표현으로 맹비난했다. 이들 언론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 결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미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를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는 해당 보도가 가짜뉴스라며, 기자의 실명까지 언급하며 개인적 공격에 나섰다. 그는 SNS에 “CNN의 나타샤 버트랜드는 해고돼야 한다. 거짓 보도를 했다. 당장 징계해 개처럼 던져버려야 한다”고 적었다.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인물이 공직자가 아닌 개인 기자를 실명으로 비난한 것은 전례 없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의 언론관은 이전에도 논란이 됐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는 가차 없이 “가짜뉴스”로 몰고, 지지 언론에만 신뢰를 두는 모습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언행이 사회 전반의 여론을 왜곡하고, 언론의 역할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트럼프는 자신의 정치적 지지자나 우호적 인물에 대해서는 내정간섭까지 감행하고 있다. 뇌물과 특혜 제공 혐의로 재판 중인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선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제형사재판소의 전범 혐의 영장에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공식 석상에서의 비속어 사용, 기자 실명 거론, 사법 독립에 대한 간섭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련의 언행은 단순한 정치적 발언을 넘어선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그의 주변 참모들은 이를 “솔직한 화법”이라 치켜세우며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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