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압박 강화에 경제지표·기업 실적까지 겹치며 변동성 확대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고율 관세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이번 주(5월 26~30일)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제품에 대해 오는 6월부터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기존 중국산 제품에 적용된 30%보다 높은 수준으로, 무역 협상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클라리언트퍼스트 스트래티지의 미쉘 골드버그 사장은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반등 시도마다 발언 리스크로 인한 손실 가능성이 투자 심리를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지표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30일 발표 예정인 4월 PCE 물가지수다. 3월 PCE는 전달 대비 보합으로 2020년 4월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근원 PCE 또한 보합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4월 수치가 각각 0.1%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외에도 27일에는 내구재 수주, 소비자신뢰지수, 제조업지수 등이 발표되며, 28일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된다. 29일에는 1분기 미국 GDP 잠정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발표된 속보치에 따르면 미국 GDP는 연율 기준 0.3% 감소했다. 이는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기록된 역성장이다.
엔비디아는 28일 장 마감 후 2026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시장은 매출 432억달러를 예상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AI칩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한 55억달러 규모의 손실이 반영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2분기 실적 전망은 다소 불안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웨드부시와 오펜하이머는 엔비디아 주가 목표치를 175달러로 제시하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들은 중국 매출 비중이 5%에 불과하고,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대 및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대규모 AI칩 공급 계약이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HP, 세일즈포스, 코스트코, 델 테크놀로지 등이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한다. 연준 인사들의 연설도 연이어 예정돼 있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27일)를 시작으로,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30일)까지 다수 인사가 공개석상에 나설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 주요 경제지표,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가 동시에 예정된 이번 주는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