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신자 추적이 어려워 각종 범죄에 자주 악용되던 메신저 텔레그램이 최근 한국 경찰의 수사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텔레그램이 지난해 10월부터 수사 자료 요청에 대해 95% 이상의 응답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수사 자료는 1천 건 이상에 달한다고 밝혔다.
텔레그램은 경찰이 정해진 형식으로 요청서를 제출하면, 자사 정책과 국제법 위반 여부를 검토한 뒤 가입자 정보와 IP 기록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조하고 있다. 이는 과거 ‘n번방’ 사건 당시 협조에 소극적이었던 모습과는 대조되는 변화다.
이러한 협조 덕분에 성 착취물 제작·유포, 마약 거래, 딥페이크 범죄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검거 실적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최근 텔레그램을 통해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유포한 고등학생을 구속하고 공범 23명을 검거한 사례를 발표했다. 경찰은 첩보 입수 후 위장 수사와 텔레그램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범인을 추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텔레그램이 지속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은 사이버 범죄 대응에 있어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앞으로도 국제 플랫폼과의 협력 체계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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