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라포드 사고 또 발생”…바다의 덫, 안전불감증 여전

최근 3년간 강원도서 63건 추락…접근 금지에도 사고 잇따라

해안 방파제에 설치된 테트라포드(TTP)에서 추락 및 고립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계절마다 반복되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통제와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강원 삼척시 덕산항에서는 낚시를 하러 이동하던 60대 남성 A씨가 테트라포드 사이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 지장은 없었으나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전인 22일에는 고성군 대진항에서 60대 남성 B씨가 떨어뜨린 휴대전화를 줍기 위해 테트라포드 사이로 내려갔다가 고립됐다. B씨는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지만, 1시간 넘게 위기 상황에 놓였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년) 도내 테트라포드 내 추락 사고는 총 63건에 달한다. 테트라포드는 해안 보호를 위해 설치된 구조물이지만, 표면이 이끼와 따개비로 매우 미끄러우며, 높이가 최대 5m에 달해 추락 시 큰 부상을 입거나 구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바다의 블랙홀’로 불리기도 한다.

정부는 2020년 항만법을 개정해 전국 63개 항만에 설치된 테트라포드의 접근을 금지하고, 위반 시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강원도 내 통제 구역은 동해, 묵호, 삼척, 속초 등 4곳에 불과하며, 나머지 항포구 방파제는 해경과 지자체의 순찰에 의존하고 있다. 광범위한 해안선과 제한된 인력으로 인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전문가들은 테트라포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해양경찰청은 테트라포드 출입 금지, 기상 상황 확인, 안내판 숙지 등을 주요 안전 수칙으로 안내하고 있다.

동해해양경찰서 관계자는 “테트라포드는 구조상 불안정하고 매우 위험한 구조물”이라며 “관광객과 낚시객들은 절대 접근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