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송끄란 이후 확산세 뚜렷

중화권·동남아 전역 재확산 조짐…방콕 중심으로 방역 강화

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 당국과 의료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서 다시 확산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태국의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국 질병통제국은 2025년 5월 11일부터 17일까지의 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총 3만3,03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 1만6천여 명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재확산 국면에 들어섰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같은 기간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1,918명이며, 이 중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수도 방콕이 6,290명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30대 확진자가 가장 많았으며, 활동성이 높은 연령층에서의 확산이 눈에 띄었다.

보건당국은 현재까지는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며 통제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은 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쭐랄롱꼰대학교 예방의학과 티라 워라따나랏 교수는 “확진자 수가 11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은 단기적 유행을 넘어선 구조적 재확산의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확산은 4월 중순 열린 태국 최대 축제 ‘송끄란’이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을 뿌리며 즐기는 대규모 행사인 송끄란은 전국적인 인구 이동과 밀집을 유발하는 대표적 축제로, 방역 취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방콕시는 마스크 착용 권고, 의심 증상자 검사 독려, 병상 확보, 백신 접종 확대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중화권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홍콩은 최근 4주간 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같은 기간 중증 환자 81명 중 약 40%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확진율도 4월 6~12일 6.21%에서 5월 초 13.66%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싱가포르 역시 최근 한 주간 확진자가 1만4,200명으로, 전주 대비 28% 증가함에 따라 약 1년 만에 공식 집계를 재개했다.

우리나라는 현재까지는 뚜렷한 확산세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4주간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7.7%에서 2.8%로 꾸준히 감소했으며, 4주 평균은 5.8%로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이번 동남아 확산이 단기적 유행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며, 고위험군 중심의 선제적 대응과 국경 간 방역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