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염식이, 특정 장내 미생물 활성화 통해 뇌종양 악성도 높여

짠 음식 섭취가 뇌종양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일 이흥규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고염식이와 뇌종양 간의 분자적 인과관계를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생의학 저널 실험의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5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4주간 고염 식이를 한 생쥐에 뇌종양 세포를 주입한 결과, 일반 식이를 한 대조군에 비해 생존율이 감소하고 종양의 크기는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항생제로 장내 미생물을 제거하거나 무균 생쥐에 특정 미생물을 이식한 실험에서도 동일한 양상이 반복돼,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뇌종양 악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연구팀은 고염식이가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변화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박테로이드 불가투스라는 균이 과도하게 증식한다고 밝혔다. 이 균은 ‘프로피오네이트’라는 대사산물을 생성하며, 해당 물질이 체내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 뇌종양 세포가 산소가 충분한 상태임에도 저산소 환경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저산소유도인자-1알파(HIF-1α)’가 활성화되고, 이는 ‘형질전환성장인자-베타(TGF-β)’를 자극해 ‘제1형 콜라겐(COL1A1)’의 과잉 생산을 유도한다. 이로 인해 뇌종양 세포의 침윤성과 악성도가 더욱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흥규 교수는 “짠 음식이 장내 미생물과 대사물질을 통해 종양의 생물학적 환경을 바꿀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며 “이번 연구는 뇌종양 환자의 식이 조절 및 장내 미생물 기반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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