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근섬유와 속근섬유, 운동 성능을 결정짓는 근육의 이중 구조

운동 능력은 근육의 크기보다 섬유의 특성에 좌우된다. 지근섬유와 속근섬유의 차이를 이해하면 운동 목적에 맞는 훈련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우리 몸의 근육은 기능적으로 서로 다른 두 가지 섬유로 이루어져 있다. 바로 지근섬유와 속근섬유다. 이 둘은 단순한 운동 방식의 차이를 넘어서, 근육의 작동 방식과 운동 성능, 체력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지근섬유(slow-twitch fiber)는 산소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섬유로, 장시간 사용에 적합하다. 마라톤 선수들이 활용하는 대표적인 섬유이며, 피로에 강하고 움직임이 느리지만 오랫동안 수축을 유지할 수 있다. 지근섬유는 미토콘드리아와 혈관 밀도가 높아, 유산소 대사 능력이 우수하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반면 속근섬유(fast-twitch fiber)는 짧고 강한 힘을 순간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근력 훈련이나 단거리 질주, 점프와 같은 고강도 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속근섬유는 탄수화물을 빠르게 에너지로 바꾸지만 피로 누적 속도도 빠르며,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와 혈관 밀도는 낮은 편이다.

속근섬유는 기능적으로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IIa형은 비교적 지구력을 갖춘 속근섬유로, 고강도 반복 훈련에서 활성화되며, IIx형은 짧고 강력한 힘을 내는 데 특화된 순수 속근섬유다. 이들 섬유의 구성 비율은 유전적으로 결정되지만, 일정 수준의 전환은 훈련을 통해 유도할 수 있다.

지근섬유 중심의 훈련은 유산소 기반의 유연성과 지구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속근섬유를 자극하는 훈련은 최대 근력과 운동 속도를 끌어올린다. 따라서 목적이 명확하다면, 자신의 신체 특성과 근섬유 반응에 맞춘 트레이닝 전략이 중요하다.

운동은 단순히 더 많이, 더 무겁게가 아니라, ‘어떤 섬유를 어떻게 자극할 것인가’의 문제다. 지근과 속근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 성과로 가는 과학적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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