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달 노동 미담 뒤에 가려진 과로의 그늘

청년의 저축 성공담이 드러낸 극단적 노동 현실

중국에서 한 20대 청년이 배달 일을 통해 5년 만에 거액을 저축했다는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이를 두고 미담으로만 소비하기에는 구조적 문제와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의 성실함을 강조하는 서사가 오히려 과로와 장시간 노동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상하이에 거주하는 장쉐창 씨는 배달 업무로 5년간 140만 위안의 수입을 올리고 이 중 112만 위안을 저축했다. 그러나 그 과정은 하루 평균 13시간 이상, 연중무휴에 가까운 노동이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근무와 휴일 없는 생활은 신체적 한계와 안전 문제를 외면한 방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배달 업무 특성상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함에도, 그는 거의 걷지 않고 항상 뛰어다녔다는 동료들의 증언이 전해졌다. 5년간 오토바이로 이동한 거리만 32만 킬로미터를 넘는다는 점은 개인의 노력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위험을 감수했음을 보여준다. 이를 성공 사례로 포장할 경우, 청년 노동자들에게 무리한 경쟁과 자기 착취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극도의 절약과 장시간 노동을 전제로 한 저축 성공은 다수의 청년에게 현실적으로 재현 가능한 모델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안정적인 사회 안전망이나 노동 환경 개선 논의는 사라지고, 개인의 인내와 희생만 강조되는 구조가 반복될 가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가 중국의 플랫폼 노동 환경과 청년 고용 불안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고 평가한다. 빚을 갚고 재도전을 준비하는 개인의 의지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 이면에 놓인 과로와 위험을 함께 조명하지 않는다면 사회적 문제를 은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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