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양안 이슈에 말실수…중국 내 검열·타이완 반응 확산

중국의 대표 국영 방송인 CCTV의 뉴스 앵커가 타이완 관련 보도 중 민감한 표현을 잘못 읽는 방송 사고가 발생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실수한 발언은 즉시 삭제됐지만, 타이완 언론의 보도로 널리 알려지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는 지난 5월 20일, 타이완 라이칭더(賴清德) 총통의 취임 1주년 연설을 비판하는 CCTV 뉴스 방송에서 발생했다. 라이 총통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등과 존엄이 지켜진다면 중국과 기꺼이 교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중국과의 ‘평등한 관계’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타이완의 독립 성향을 강하게 비판하며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지만, 이 입장을 전달하던 앵커가 “조국 통일”을 “양국”이라고 잘못 읽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중국 CCTV 앵커 보도 중]
“더더욱… 양국… 더더욱 ‘조국 통일’을 막을 수 없고…”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표현이 공중파에서 흘러나온 셈이다. 방송 직후 CCTV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영상이 즉시 삭제됐으나, 타이완 언론은 해당 장면을 캡처해 보도했고, 온라인 상에서는 ‘중국이 스스로 양국임을 인정한 셈’이라는 비아냥이 이어졌다.
타이완 대륙위원회의 치우추이정 주임은 “중화민국은 주권을 가진 독립 국가”라며 “중국 공산당은 이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타이완 언론은 방송 사고를 “희대의 말실수”라고 표현하며, 해당 앵커의 향후 처우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 내 강압적인 언론 통제와 권위주의 체제의 경직성도 함께 조명되며,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라이 총통 역시 최근 한 인터뷰에서 양안 관계를 “기업 인수합병(M&A)”에 비유해 내부적으로도 설화를 빚고 있어, 양안 간 민감한 언급이 연일 논란을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