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코프 “중재 제안 여전히 유효”…트럼프도 푸틴 중재에 “열려 있다” 입장 표명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다시 한 번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자국에서 보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중동 정세의 향방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현지시각 16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적대 행위로 상황이 복잡해졌지만, 우리는 이란의 우라늄을 보관하겠다는 과거의 제안을 철회하지 않았다”며 “러시아는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오래전부터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HEU)을 받아 민간용 원자력 연료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이는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우라늄의 무기화를 막으면서도 이란의 평화적 핵 활동을 보장하는 절충안으로 제시돼 왔다.
이 같은 러시아의 움직임은,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해 이란이 군사적 보복을 예고하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나왔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를 언급한 이후, 지역 내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란 사회는 현재 이스라엘의 공격을 계기로 오히려 단결하고 있다”며 “무력 충돌이 아닌 정치적 해법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미국 역시 러시아의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시간 넘게 통화했다며, “푸틴이 중재에 나서는 데 대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동에서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미·러가 비공식적으로 협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란은 자국 핵개발의 정당성을 지속 주장하고 있으며, 2015년 체결된 핵합의(JCPOA)에 따라 상한선을 초과하는 일부 우라늄은 국외로 반출하겠지만, 농축 자체는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고농축 우라늄 전량의 반출 및 농축 중단을 요구하며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중재자로 등장하게 될 경우, 향후 핵 협상 및 군사 충돌 방지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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