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두려워서 거부 못 해”…가해자들 “해칠 의도 없었다” 혐의 부인

유럽 최대 게임회사 유비소프트의 전직 고위 임원들이 장기간에 걸쳐 직장 내 괴롭힘과 성폭력 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프랑스 법정에 섰다. 피해자들은 수년간 조직 내 권력 구조에 눌려 침묵을 강요당했다고 증언했고, 프랑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게임업계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보비니 법원은 최근 유비소프트 전 임원 토미 프랑수아(52), 세르주 아스코에트(59), 기욤 파트뤽(41)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다. 이들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유비소프트 파리 사무소에서 다수 직원에게 상습적으로 괴롭힘과 성희롱, 성폭력을 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들은 생생한 피해 경험을 증언했다. 여성 직원에게 물구나무서기를 강요하거나, 의자에 묶어 엘리베이터로 이동시키는 등 인격 모독적 행위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일부는 성기 모양 그림을 그려 붙이거나, 회의 도중 성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가장 중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토미 프랑수아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이 “그의 지위가 너무 높아 저항조차 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한 피해자는 “그가 내게 강제로 키스를 하고, 사무실에서 자신의 나체 사진을 보여줬다”고 증언했으며, 또 다른 피해자는 “팔에 남성 성기를 그린 채 회의에 나가게 했다”고 밝혔다.
아스코에트는 회의석상에서 여성 고위직을 대상으로 “성생활이 부족하다”고 발언하며, 성희롱적 언사를 공개적으로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파트뤽 역시 직원 얼굴 근처에 라이터 불을 켜거나 채찍을 휘두르는 등 괴롭힘이 반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들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프랑수아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농담을 주고받았을 뿐”이라며, “누구도 해치려 한 적 없다”고 주장했고, 아스코에트도 “그 누구를 괴롭힌 적 없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은 프랑스 게임업계에서 ‘미투’ 운동 이후 처음으로 대형 성폭력 사건이 공식적으로 법정에 오른 사례로 평가된다. 프랑스 검찰은 프랑수아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벌금 3만 유로를 구형했고, 아스코에트와 파트뤽에게도 각각 1년~1년 6개월의 징역형과 벌금을 구형했다. 선고는 7월 2일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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