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여름 숙박요금 ‘천정부지’…관광객 불만에 지역 이미지 타격 우려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강원도 내 주요 관광지 숙박요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일부 펜션과 호텔의 1박 요금이 100만 원을 넘어서는 초고가 사례가 속출하면서, 관광객들의 불만은 물론 숙박업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춘천의 한 펜션은 4인 기준 1박 요금을 140만 원에 책정했으며, 강릉의 다른 펜션도 같은 조건으로 110만 원에 달하는 요금을 제시하고 있다. 호텔의 경우 가격은 더욱 고공 행진 중이다. 홍천의 한 호텔은 조식 등을 포함해 1박 요금을 220만 원으로, 강릉의 호텔도 180만 원에 온라인 예약을 받고 있다.

모텔 등 중저가 숙박시설도 상황은 비슷하다. 속초, 양양, 평창 등 강원 주요 도시 내 숙소들도 주말 기준 40만 원 안팎의 요금을 책정해, 비수기 대비 3배에 이르는 요금 인상 폭을 보이고 있다.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동해안을 찾은 김 모 씨(40대)는 “성수기 요금 인상은 이해하지만, 일부 숙소는 수요에 편승한 지나친 가격 책정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광객 이 모 씨(30대)도 “차라리 이럴 바엔 비용을 조금 더 보태 해외로 떠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숙박업계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수기라 하더라도 1박에 100만 원이 넘는 요금은 소비자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적정 수준을 넘어선 가격은 결국 지역 관광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당장 숙박 요금을 규제할 법적 권한은 없지만, 여름철 숙박 이용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신고센터 운영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 관계자는 “자율적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건전한 관광문화 조성을 위한 장기적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질적인 성수기 바가지요금 논란이 반복되면서, 단기 이익보다 장기적인 지역 이미지와 신뢰 회복을 위한 숙박업계의 책임 있는 태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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