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켓군 출신 외조부 둔 병사, 중국서 자라며 포섭…한미 연합훈련 기밀 넘기고 수천만원 받아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된 군사기밀을 중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로 구속기소된 현역 병사가 중국 출신으로 확인됐다. 해당 병사는 중국 인민해방군 정보조직과 직접 접촉해 정보 제공을 약속하고, 대가를 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26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군검찰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A 병장은 2003년 중국에서 한국인 부친과 중국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대부분의 유년기를 중국 베이징에서 외조부모와 함께 보냈으며, 외조부는 2005년까지 중국 로켓군에서 복무한 장교로 파악됐다.
A 병장은 2023년 12월 육군에 입대해 전방부대 보급병으로 복무하던 중, 중국 SNS에 군복을 입은 사진을 올렸다가 중국 인민해방군 연합참모부 군사정보국 소속 공작조직과 접촉하게 됐다. 이후 지난해 8월 휴가 중 베이징을 방문해 조직원과 직접 만났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기밀 전송에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대 복귀 후 A 병장은 ‘을지 자유의 방패(UFS)’ 한미 연합연습 관련 문건을 포함해, 주한미군 병력 배치, 증원 계획, 표적 위치, 한미 연합 지휘관 신상정보 등이 담긴 자료를 부대 컴퓨터를 이용해 중국 측에 전달했다. 이 중 일부는 미군이 작성해 한국군에 전달한 문건도 포함돼 있었다.
기밀 유출의 대가로 A 병장은 2023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 측으로부터 약 8만8000위안(한화 약 1700만 원)을 알리페이 계좌를 통해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군 당국은 방첩사 수사를 통해 A 병장을 체포했으며, 지난달 18일 구속 후 이달 중순 일반이적 등의 혐의로 군사법원에 기소했다. 군 관계자는 “현역 병사가 외국 정보기관과 직접 접촉해 군사기밀을 유출한 것은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철저한 방첩 강화와 제도 개선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