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감염 세포만 선택 사멸하는 신개념 치료법 개발

국내 연구진이 치사율 100%에 달하는 광견병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 이 치료법은 감염 세포만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나노입자 기술과 특수 파장의 빛을 활용한 방식으로, 기존 예방접종 외에 마땅한 치료 수단이 없던 광견병 대응에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견병은 주로 개나 야생 동물의 침을 통해 감염되며, 중추신경계를 따라 바이러스가 확산되어 심각한 뇌 손상을 유발한다. 감염 후 증상이 발현되면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하며, 치사율은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고려대학교 연구팀은 광견병에 감염된 세포를 식별할 수 있는 특수 유전자가 장착된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이 나노입자는 뇌혈관 장벽(BBB)을 통과해 감염 부위에 도달하며, 이차 근적외선(NIR-II)이라는 파장의 빛을 쪼이면 열과 활성 산소를 발생시켜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
특히 이 기술의 핵심은 광견병 바이러스의 당단백질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유전자를 활용함으로써, 감염된 세포만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바이러스의 최대 90%가 사멸되는 등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화학과 김종승 교수 연구팀이 진행했으며, 김 교수는 “바이러스를 선택적으로 죽이는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 핵심”이라며, “이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감기, 코로나 등 다양한 바이러스 질환으로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치료 수단이 전무했던 광견병뿐 아니라, 다른 난치성 바이러스 질환 치료에도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